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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인 줄 알았는데..? - ① 엉덩이가 아픈데, 허리 때문일 수도 있다고?

wedontknoww 2026. 8. 30. 21:02

엉덩이가 아프면 대부분은
엉덩이 근육이나 관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는 의외로
이런 설명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엉덩이가 아픈데,
허리에서 시작된 통증일 수도 있습니다.”

허리는 별로 아프지도 않은데
왜 엉덩이 통증의 원인을
허리에서 찾는 걸까요?

반대로 허리 MRI에서 디스크가 발견됐다면
엉덩이가 아픈 이유를
그 디스크 때문이라고 보면 되는 걸까요?

두 질문의 답은 모두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알 수 없다”입니다.

엉덩이는 허리에서 시작된 신경통이 나타나는 곳이면서,
동시에 근육·힘줄·관절·말초신경 자체에서
통증이 만들어질 수 있는 부위이기 때문입니다.

엉덩이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허리에서 시작된 신경통과 엉덩이 자체 통증의 차이를 설명하는 의료진

01

허리는 안 아픈데
왜 엉덩이가 아플 수 있을까요?

허리디스크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히 허리뼈나 디스크 자체의 통증만이 아닙니다.

튀어나온 디스크가 허리에서 나오는 신경근을
압박하거나 자극하면,

통증은 압박이 생긴 허리가 아니라
그 신경이 담당하는 엉덩이와 다리에서
더 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환자는
허리 통증은 거의 없는데도

엉덩이가 깊숙이 아프거나

엉덩이에서 허벅지 뒤쪽으로 통증이 이어지거나

종아리·발까지 저림이나 화끈거림이 내려가거나

감각이 둔해지거나 힘이 떨어지는

형태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허리가 안 아프니까 허리 문제는 아니다”라는 판단도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요추 신경근이 엉덩이와 다리로 이어지며 허리디스크가 신경을 자극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의료 일러스트

02

그런데 ‘엉덩이에서 다리로 내려간다’고
모두 허리디스크는 아닙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합니다.

환자들은 흔히 다리로 내려가는 통증을
“좌골신경통”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좌골신경통은 하나의 원인병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좌골신경이 지나가는 방향으로 나타나는
통증 양상을 표현하는 말에 가깝습니다.

비슷하게 느껴져도 출발점은 다를 수 있습니다

허리 신경근
디스크 등에 의해 허리에서 신경이 자극됨

깊은 둔부 공간
엉덩이 깊은 곳에서 좌골신경이 자극될 수 있음

둔부 근육·힘줄
근육·힘줄 자체에서 통증이 발생하거나 연관통이 나타날 수 있음

천장관절·고관절
관절에서 시작된 통증이 엉덩이 부위에서 느껴질 수 있음

특히 엉덩이 깊은 공간에서 좌골신경이 자극되는 경우는
허리디스크에서 생긴 신경근성 통증과
상당히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엉덩이에서 다리로 내려간다”는 증상만으로
치료 부위를 허리로 정해서는 안 됩니다.

허리 신경근성 통증과 엉덩이 깊은 공간에서 좌골신경이 자극되는 통증을 비교한 의료 일러스트

03

그러면 실제 진료에서는
무엇을 보고 구분할까요?

한 가지 검사만으로
깔끔하게 나누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여러 단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를 봅니다.

허리 신경 문제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단서

통증과 저림이 일정한 신경 분포를 따라 이어지는가

감각저하·근력저하·반사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가

허리 움직임이나 신경 긴장 검사에서 증상이 재현되는가

그리고 그 결과가 실제 허리 병변과 설명되는가

엉덩이 자체 문제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단서

특정 엉덩이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뚜렷하게 재현되는가

고관절 움직임이나 특정 자세에서 증상이 달라지는가

오래 앉는 동작 등 엉덩이에 직접 부담이 가는 상황에서 심해지는가

신경학적 진찰과 허리 병변만으로 증상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가

중요한 것은 이 둘이
서로 완전히 배타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허리디스크가 있으면서 동시에
둔부 근육이나 고관절 주변 문제가
함께 존재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따라서 진단의 핵심은
“디스크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지금 통증의 주된 발생원이 어디인가를 찾는 것입니다.

04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비수술 치료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비수술 치료는 단순히
“수술 대신 주사를 맞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이 통증을 만들고 있는지에 따라
치료해야 할 표적 자체가 달라집니다.

① 허리 신경근의 염증과 자극이 주된 문제라면

약물치료와 활동 조절,
운동·재활치료 등을 우선 고려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지속되고 신경근성 통증이 명확한 경우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추간공 또는 경막외 신경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② 신경 주변의 염증이나 유착 때문에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라면

일반적인 치료 반응과 병변 위치를 다시 평가한 뒤
선택된 환자에서는 보다 표적화된 신경치료나
신경성형술 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③ 반대로 엉덩이 근육·힘줄이나
관절이 주된 원인이라면

허리 신경을 반복해서 치료하기보다
해당 조직의 부하 조절, 운동·재활치료,
필요한 경우 원인 구조를 대상으로 한 치료가 우선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똑같이 “엉덩이가 아프다”고 말하는
두 환자에게 서로 다른 치료가 시행될 수 있습니다.

치료법을 먼저 고르는 것이 아니라
치료해야 할 구조를 먼저 고르는 것입니다.

같은 엉덩이 통증이라도 허리 신경근 문제와 둔부 근육 및 힘줄 문제에 따라 비수술 치료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의료 일러스트

05

치료를 했는데도 계속 아프다면
‘더 센 치료’로 넘어가야 할까요?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신경치료를 받고도 엉덩이 통증이 남아 있다고 해서
곧바로

“주사로 안 됐으니 다음은 더 강한 시술,
그래도 안 되면 수술”

이라는 식으로 치료 단계를 올리는 것은
항상 적절한 접근은 아닙니다.

치료 효과가 부족하다면 먼저 다시 확인해야 할 것

처음부터 허리 신경이 주된 통증 원인이 맞았는가

다른 엉덩이 통증 원인이 함께 존재하지 않는가

치료 후 통증은 그대로라도 기능이나 신경 상태에는 변화가 있는가

처음과 비교해 신경 기능이 악화되고 있지는 않은가

원인이 맞는데 치료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와,

애초에 다른 조직에서 만들어진 통증을
허리 신경통으로 보고 치료했던 경우는
다음 선택이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비수술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단계를 계속 높이는 것이 아니라
치료가 듣지 않은 이유를 다시 해석하는 것입니다.

신경치료 후에도 엉덩이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의 통증 원인을 다시 평가하는 의료진

엉덩이가 아프다고 해서
문제가 반드시 엉덩이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MRI에서 디스크가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엉덩이 통증을 허리디스크로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통증의 출발점을 구분하고
비수술로 바꿀 수 있는 문제라면
그 원인에 맞는 치료부터 선택하는 것.

그것이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는 첫 단계입니다.

다만 다리 근력이 실제로 떨어지거나 점점 악화되는 경우,
회음부 감각 이상이나 대소변 기능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비수술 치료를 반복하기보다 신경 압박 상태를 신속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다음 편

허리디스크인 줄 알았는데? - ②
사타구니와 허벅지가 아픈데, 허리 때문일까?

참고문헌

1. Lee JJ, et al. Evidence-Based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Patients With Lumbar Disc Herniation With Radiculopathy in South Korea. Neurospine. 2025;22(2):366-383.

2. The role of conservative treatment in lumbar disc herniations: WFNS Spine Committee recommendations. World Neurosurg X. 2024.

3. Reckling WC, Polly DW. Differential Diagnosis of Posterior Buttock Pain: A Conceptual Review Based on Topographic Localization of Pain. Int J Spine Surg.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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